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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10 미학 오디세이 세트 - 전3권

미학 오디세이 세트 - 전3권미학 오디세이 세트 - 전3권 - 8점
진중권 지음/휴머니스트


1권에서는 에셔가, 2권에서는 마그리트가 등장하였다면, 3권에서는 이제껏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탈리아의 건축가 겸 판화가 피라네시가 등장한다. 피라네시는 빅토르 위고, 움베르트 에코, 올더스 헉슬리보르헤스 등에 영향을 준 예술가라는 것이 지은이의 설명이다.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미학 입문서.  

 

쉽게 썼다고는 하지만  

아름다움과 사유, 철학과 분석이란 단어가 막연한 사람은  

쉽게 읽을 수 없다.  

워낙에 내용 자체가 본래 답이 없는 경주여서, 라고나 할까?  

에셔와 마그리트와 피라네시를 표상으로 두고 진행되는 이야기는  

인류가 무엇으로부터 아름다움을 인식하기 시작했는지  

이후에 어떤 식으로 '미' 구성해 왔고  

지금에 이르러 관념으로 고정시켰는지  

설명하고 있다.  

 

기본 구성은 서양 학문의 영원한 테마인 절대성와 상대성의 무한 루트(또는 루프)를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빠르게 훑는 식이다. 잘 따라 읽으면, 교대로 나타나는 절-상대 화음의 변주 속에서 현대 사회의 미 인식(또는 태도, 취급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지점에 도달했는지를 느끼게 해 준다.  

 

그를 위해 저자가 즐겨 쓰는 전법은 포위술이다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미 이론과 그에 대한 이미지를 주위에 쌓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공 안에 갇힌 것처럼 자료 속에 포위된다.  

제대로 사유하며 읽었다면 책을 해독하던 정신은  

책 속에 인용된 모든 언급들 사이에  

그 사이에 놓이고 만다. 

삶이 가진 모든 것들 사이에.  

 

이쯤에는 관조가 필요해진다. 

눈에 너무 힘 쓰지 말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압축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  

당장에는 이 정보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른다. 

당신이 살아가면서 아름다움을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하나씩 해독될 가능성이 있다.  

 

뭐 미학자 되려는 거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할 말 없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종 도달 지점이 관념화된 탓에 육체가 빠져 버렸다.  

생략됐다.  

자아와 세계를 연결해 주는 몸이. 

그러나 저러나 이 정도에서 끝. 

 

참, 백남준이 왜 자기 예술을 사기라고 했는지 궁금한 사람은 읽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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