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연극 연출 | 3 ARTICLE FOUND

  1. 2013.07.17 연출가처럼 생각하기
  2. 2013.03.06 통쾌한 희곡의 분석
  3. 2013.02.17 베를린, 천 개의 연극

연출가처럼 생각하기연출가처럼 생각하기 - 10점
마이클 블룸 지음/연극과인간


연출을 위한 실무 지침이 담겨 있다. 그동안 은근슬쩍 무대 주변을 기웃거린 정도로는 알 수 없었던, 실제적이고 미묘한 체험을 대신할 수 있었다. 뜬구름 잡는 이론서가 아니라 연극 그 자체라고 할 '행동'을 위해 연출가로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말해 준다. 제목은 '생각하기'지만 생각=행동의 실용이 기술되어 있다. 읽는 내내 실제 연극을 연출하는 거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서문에 써 있는 저자의 바람대로 연출의 경험을 상당히 전달해 주는 책이다. 
http://gompic.tistory.com2013-07-17T00:15:07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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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희곡의 분석통쾌한 희곡의 분석 - 10점
데이비드 볼 지음, 김석만 옮김/연극과인간

http://gompic.tistory.com2013-03-06T07:14:000.31010

 

극작을 하고 싶은 내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준 책. 작가뿐 아니라 배우나 연출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습작을 하면서 타인에게 당하고(?) 싶었던 분석 방법론이 여기 담겨 있었다. 텍스트 자체에 끈질기게 집중하여 세밀하게 살핀다. 그 자체는 별거 아니지만 상당한 경험과 직관,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연결 고리를 찾아내고 인물이 행동하는 원리를 알고 사건의 진면모를 드러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 보고 그것들을 알 것인가? 저자는 희곡 자체를 실용적인 작품으로 규정한다. 기본적으로 테크네의 집합으로 보는 듯하다.  

 

"비유컨데연극예술가나 공연예술가에게는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아는 것이 지금이 몇 시인지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희곡의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고 난 후에 희곡의 의미를 발견하는 게 제대로 된 순서이다." 

 

서문에 쓴 인식대로 저자는 초반에 플롯 따위 개나 줘 버리라고 말한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기술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문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플롯을 꼽는 이들이 부지기수이다. 시학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그런 면에서 이러한 선언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는 자유롭게 또는 공학적으로 작품에 다가갈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해 준다. 개인적으로 기계적인 분석론을 포기하거나 무시한 사람은 좋은 극인이 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공감했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연극이나 무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여 제발 제대로 된 기술로 밥벌이 좀 잘하시게, 라고 표현하는데 어떤 무형의 힘이 움직이는 그릇의 기술 관계랄까 구조 관계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의미, 오오 참된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꽤나 물린 듯한 인상이다. 나 역시 그들에게 물리다 못해 역겨움을 느끼는 터라 이 책을 즐겁게 보았다. 작가로서 내가 도달하지 못한 어떤 지점이 보여 씁쓸하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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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천 개의 연극베를린, 천 개의 연극 - 10점
박철호 지음/반비


이 책은 저자가 베를린에 거주하며 쓴 관극 스케치이다. 레퍼토리 극장제에서 활성화된 독일 연극들을 보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서 담았다. 다만 책에 등장하는 총 16편의 무대 중에 2편은 스페인, 프랑스에서 상연된 것들이다.  

각 편의 이야기는 저자의 당시 근황으로 시작한다. 오늘은 어디를 갔고 누구를 만났고 어떠한 생각을 하다 이런 연극을 보았다는 식으로 정리된다. 자연스럽게 토로함으로써 현장감 넘치는 서술이다. 읽는 사람은 글줄을 따라가며 서서히 극장 안으로 입장하게 되고 저자의 눈과 귀를 통해 연극을 느낄 수 있다. 슬며시 찔러 주는 극 줄거리 소개와 연출적인 기법에 대한 감탄과 촌평, 배우들의 연기와 분장, 저자 자신의 가슴에서 끓어 오른 감정과 메시지에 반응하여 휘몰아치는 사유까지 적절한 걸음 속도로 안내해 준다. 간간이 연극사적 의미나 사회적 맥락을 짚어 주는 것도 잊지 않았기에 굳이 연극에 관해 공부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독해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평론적이지 않지만 정보와 사유를 담고 있고 에세이적이지만 개인의 사상과 감정 배설에 머물지 않는다.  

나는 특히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유럽 연극의 단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저 머나먼 사랑티켓의 리즈 시절부터 대학로 거리를 쏘다녔지만 이제는 그 거리가 불만족한 나에게, 새롭게 다가온 이국의 거리는 충격과 감동이었다. 분명 이 책에는 좋은 것만 담았겠지만 그쪽 연극인들의 노력과 열정, 특히 연구는 연극열전 따위 프로젝트가 얼마나 얕은지 다시금 절실히 느끼게 해 주었다. 텍스트의 3차원화에 대개 만족하고 끝내 버리는 대학로에 던지는 의미가 크고, 한편으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어 이러한 책이 나타났다는 생각도 들었다. 읽는 내내 앉아 있던 낯선 세계의 객석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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